구글 계정, 사망 후 어떻게 처리될까?

1. 우리가 남긴 구글 안의 흔적들

현대인의 삶에서 구글 계정은 단순한 이메일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Gmail, 구글 드라이브, 유튜브, 구글 포토, 캘린더, 문서도구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계정으로 통합해 사용하는 만큼, 그 안에 저장된 정보와 콘텐츠는 매우 방대하고 개인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Gmail에는 금융 관련 메일이나 업무 연락이 저장되어 있고, 구글 드라이브에는 사진, 계약서, 계획표 등 다양한 파일이 들어 있습니다.
구글 포토에는 가족이나 지인과의 추억이 가득한 사진과 영상이 자동으로 백업되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라면 구독자와 수익도 함께 관리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구글 계정 하나에는 단순한 데이터 이상의 디지털 자산이 축적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사망할 경우 이 자산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

2.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란?

구글은 사용자의 사망 또는 장기간 미사용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휴면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예: 6개월 이상 로그인하지 않음)이 충족되면, 지정된 연락처로 데이터 일부를 전송하거나 계정을 삭제하도록 설정할 수 있게 해줍니다.
사용자는 최대 10명까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지정할 수 있으며, 이들에게 어떤 데이터를 공유할지(예: 메일, 드라이브, 유튜브 등)를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계정이 휴면되기 전, 구글은 지정된 연락처와 사용자 본인에게 SMS나 이메일로 사전 알림을 보내 경고합니다.
이 기능은 유족이나 지인에게 필요한 데이터를 남기고, 사생활 보호를 위해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용자들이 이 기능의 존재를 모르고 있거나, 설정하지 않아 사망 이후 계정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

3. 사망 후 유족이 구글에 요청할 수 있는 절차

만약 사용자가 생전에 휴면 계정 관리자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망하였다면, 남겨진 가족이 직접 구글에 접근 권한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이러한 요청을 처리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망자 계정 관련 요청 페이지를 통해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요청에는 고인의 사망을 증명할 수 있는 **사망진단서, 신분증, 법적 권한을 증명하는 서류(가족관계증명서 등)**를 제출해야 하며, 구글은 각 요청을 개별적으로 검토합니다.
하지만 구글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매우 엄격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단순히 가족이라고 해서 모든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허용되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일부 콘텐츠에만 제한적으로 접근이 가능하거나, 아예 계정 삭제 요청만 가능할 수 있습니다.
즉, 유족 입장에서는 고인의 중요한 자료를 복구하지 못한 채, 계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

4. 미리 준비하면, 남겨진 사람들의 어려움이 줄어듭니다

구글 계정은 단지 로그인 정보 하나가 아닌, 고인의 삶과 기록이 응축된 소중한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전에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을 반드시 설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남겨진 가족이나 지인이 고인의 사진, 문서, 영상 등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사망자의 사생활이 부적절하게 노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주요 계정의 목록, 비밀번호, 처리 희망 사항 등을 정리한 문서를 별도로 만들어, 가족에게 전달해두는 것도 권장됩니다.
이처럼 간단한 준비만으로도 사망 후 디지털 자산을 둘러싼 혼란을 줄일 수 있으며, 고인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게 되지만, 디지털 공간에는 우리의 흔적이 오랫동안 남습니다.
그 흔적이 무질서하게 방치되지 않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정리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